말장난도 모자라 헌법을 스스로 내팽개친 헌법재판소

기타 2009/10/29 22:56
헌법재판소, 미디어법 위법이지만 법이다?

또 나왔습니다. 빌어먹을 윗대가리들의 말장난 쇼. 작정하고 말을 만들면 무슨 말이든 말이 안통하겠습니까. 9명의 재판관들이 안건별로 위법 적법 세세하게 따지는 것 같아 보이지만 결과적으론 이것들이 말장난으로 모 정당의 사기 행위에 '하자 없다.' 라고 손을 들어줬습니다.

솔직히 미디어법 사태라는게, 모 당이 자신들이 원하는대로 제대로 짜여진 판에서 멍청하게 숫자 놀음도 잘못하고 손발까지 못맞춰서 망치까지 탕탕 내리찍어 벌인 사태를 뒤늦게 수습하려니 눈알이 뒤집혀 법따위 안중에 없이 막무가내로 때를 쓴 사건입니다. 멍청한건지 아니면 워낙 이나라가 자기들 맘대로 뒤흔들리다보니 1%의 정신줄마저 놔버린건지.. 어쨌든 다 된 밥에 재뿌린건 자신들이죠. 똥싼놈이 성낸다고 자신들의 멍청한 짓거리가 부끄러운줄은 모르고 오히려 큰소리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어떻게보면 당연히 됐어야 할 일이 이렇게까지 온 멍청함에 편들어주기로 한 헌법재판소도 이걸 어찌할 수 없었는지 미디어법안 통과 과정에 있어서는 위법을 선언했습니다. 위법이라 한 주요 원인은 절차상의 문제로 의석을 다 채우지 못한체 표결이 종료됐음에도 이를 번복하고 월권을 남용해 재투표로 들어간 것이 언급됐습니다. 그리고 그 바탕엔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는 것 역시 투표권을 가진자가 가진 의사포명 방법 중 하나인데 이렇게 의사표명이 내재된 기권표의 권리를 무시하고 종료된 안건을 바로 그자리에서 다시 재투표로 들어갔다는 것이죠. 또한 이딴식으로 일처리할꺼면 법안이 통과될때까지 무작적 재투표할 것이냐라는 반문이 제시됐습니다. 여기까진 상식적입니다.

하지만 식스센스를 뛰어넘는 대반전이 있었으니 법안 통과 무효에 대해선 기각 판결이 나왔단 거죠.

그 이유가 참 가관입니다. 앞서 위법 판정에선 '기권 역시 하나의 의사표명으로 존중해야 한다.' 고 했던 것을 무효 기각 판정에선 '기권한 자들의 권리를 무시된 것이 아니다.' 라고 하고 있습니다. ... 귀에 걸명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도 아니고 이 무슨 더러운 말장난이란 말입니까. 뭐 그래요 말장난으로 말이 된다고 칩시다.

중요한건 이번 미디어법 무효 논쟁의 핵심은 '무효권자들의 권리' 가 아닌 '모 당의 주장을 위해 개무시된 대한민국 헌법의 존엄성' 입니다. 헌데 그 헌법의 존엄성에 대해선 이렇게 코멘트했더군요. '국회법 제93조의 법률안 심의절차를 반한 점은 인정되나, 입법절차에 관한 헌법규정을 위반하였다는 등 취소 또는 무효로 할 정도의 하자에 해당하지 아니함'. 앞서 입법 과정은 위법이라 판결났는데 어째서 기각 판결에선 또 '위반하였다는 등 취소 또는 무효로 할 정도의 하자가 아님' 이란 말이 나오나요. 그 어렵다는 법공부하고 이정도 중차대한 사안을 판결하실 정도의 분들이 치매끼가 있는건 아닌가 의심스럽습니다. 앞에서 이말했다 뒤에서 저말하고.

왜 한가지 사실에 대해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다른 소리를 하는걸까요. 그리고 대체 법을 재정한다는 입법 기관의 존엄한 자리에서 벌어진 위법 사태가 큰 하자가 아니라면 대한민국의 누가 어떤 법을 어긴들 그게 큰 하자겠습니까? 법 테두리 안에서 말로 장난치는 것으로도 모자라 이젠 자신들이 주관하는 법을 옆집 똥개가 싼 똥마냥 취급하는군요.

은밀히도 아닌 두 눈으로 똑똑히 보란듯이 모든걸 뒤엎는 지금의 대한민국은 정말 대단합니다. 갈수록 자신들의 모든 야욕을 대놓고 드러내놓는 그들을 보자면 마치 무법 정글의 야인같은 원초적 힘이 느껴져 두려움이 앞을 가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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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껍데기 2009/10/30 04:22 ADDR 수정/삭제 답글

    식스센스의 대반전에서 한방 터지게 해주셨습니다..ㅎㅎ 이런 상황 뭐라 해야할까요? 그냥 받아들여야하는것인가요? 이렇게 판결하면 국민들이 못알아듣고 판단도 못할것으로 생각하고 판결한것인지 궁금하네요!

    • 기드 2009/10/31 20:47 수정/삭제

      못알아들을꺼라 생각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알아서 뭐 어쩔건데? 수준이에요. 이건. ;

  • 태현 2009/10/30 13:42 ADDR 수정/삭제 답글

    판검사님들은 '과정'이란걸 싹 무시하는군요. 이래서야 법치국가라고 할 수 있을까요.

    • 기드 2009/10/31 20:48 수정/삭제

      높으신분들도 뉴스보면 싸우는데! 라는 말보다 더한 말이 사회에 확립될 것 같네요. 나라 꼴 참 우습습니다.

  • Leviathan 2009/10/30 19:10 ADDR 수정/삭제 답글

    법학자 라드브루흐는 법의 3요소를 정의, 합목적성, 법적 안정성으로 구분하고 법적 안정성을 법의 최고 가치로 정하면서 이렇게 이야기 했죠. 법에 있어 정의란 궁극적인 목적이지만 대단히 추상적이고 위험한 영역이다, 따라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법적 안정성의 확보를 통해서 법 테두리 내에 있는 사람들을 먼저 보호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라구요.

    헌재는 사법부에 있어 입법, 행정 기관을 견제하는 사법기관입니다. 만약 헌재가 날치기 법안 자체를 한번 위법한 것으로 정하기 시작하면, 과거 입법부가 행한 날치기 법안들을 죄다 무효 처리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아마 진정 국가 경영에 혼돈이 찾아옵니다. 이번 미디어 법 말고도 과거 입법부가 1년에 몇건의 안건을 날치기 또는 위법한 방법으로 통과 시켰는지를 한번 생각해보시고, 지난 10년동안 날치기로 통과됐던 법의 절반 정도, 아니 1/4정도가 무효화 또는 부분 무효화가 되어 법의 공백기가 생기게 되었을 때의 국가 경영의 혼란을 고려해본다면 헌재가 그런 판단을 내린 것이 아주 말도 안되는 것은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헌재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법학도로서 지난 3년동안 제가 느낀 것은 법은 적극적인 수단이나 도구가 아닌 최소 보호 수단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가 사법 기관에 어떤 적극적인 정치적인 행동이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현재 입법, 행정 기관에 대해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직접적인 견제수단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국민 발안, 국민 소환, 국민 투표 등의 국가에 대한 국민 견제책과 더불어 자생적인 시민 운동이 성장해서 국가에 대한 감시 및 견제를 충실히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뭐, 그래도 우리나라 사법 제도는 괜찮은 편에 속합니다. 옆나라 일본 같이 형사 재판 유죄율 99.9%(자백 빼면 97%), 구속 영장 기각율 3%, 정부 대 국민의 경우 정부 편을 들어주는 판례 경향, 경직화된 사법 시스템, 상고를 거의 받아들이지 않으며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피고 또는 일반 시민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리는 시스템이라던가, 최고재법관(우리나라 대법관) 중 6명이 잉여인력인 시스템(법과는 관계없는데다가 판결문 하나 못쓰는 사람을 최고재법관 자리에 앉히는 시스템입니다)에 비해서는 훨씬 좋습니다;; 판관들의 자긍심이나 프라이드 또한 높구요. 사실상 이번 헌재 판결을 통해서 확실히 우리가 이 국가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견제하거나 견제할 수단을 확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려준 또하나의 사례로 볼 수 있겠네요.

    • 기드 2009/10/31 21:04 수정/삭제

      장문의 댓글 잘 봤습니다. 특히 지난 날치기 법안들의 명분 상실 부분은 흥미로운 부분이네요. 국가 시스템을 견제하기 위한 국민 자구적인 장치의 필요성 역시 동의합니다.

      하지만 이번 날치기 건은 지난 날치기 건들과는 달리 날치기 하려 했던 녀석들이 바보같이 일을 처리하는 바람에 일이 커진 케이스라 좀 다르게 봐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날치기 한답시고 법 테두리도 맘대로 벗어난 안하무인격 사건 아니겠어요. 그 안하무인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묻고, 조치가 취해져야 하는 것이라 봅니다.

      혼란을 이야기하셨는데, 네 혼란을 피하기 위한 수단이란 이야기가 될 수는 있습니다. 허나 혼란을 피하기만 한다면 사회는 성숙할 수 없으며 오히려 지금의 상황은 혼란을 통한 성숙이 아닌 혼란을 통한 퇴보 과정을 거듭하고 있기에 제가 말하는 윗대가리들의 변명거리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되네요.

      이번 헌재 판결은 당장 눈에보이는 효과로 나타나지는 않더라도 지금도 팽배해있는 사회의 거짓위선 풍토를 더더욱 가속화시키는 명분 역할을 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