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직원이 말하는 징가의 모토, '악랄해져라'


2010/09/11 08:36


아이폰과 페이스북이 국내에도 서서히 자리잡아가면서 자연스레 국내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기업이 바로 소셜 네트워크 게임계의 지존 징가입니다. 물론 아직까진 아이폰과는 큰 관련없는 그들이지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국내 전반적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고, 소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돈'을 창출해내는 으뜸 기업이 바로 징가이기 때문이죠. 물론 징가도 국내 시장에 대해 관심이 있을테고 그래서 지난 9일 부사장 로버트 골드버그가 우리나라를 방문했고, 모 휴대폰 업체와 자사 게임의 기본 탑재에 대한 가능성 등 몇가지 이야기가 인터뷰를 통해 흘러나오기도 했습니다.


소셜 게임의 절대 강자, 징가


같은날, (국내 시간 기준으로는 9일 밤쯤 되려나요) 해외에선 징가의 前직원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기반으로 한 징가의 실체 (혹은 성공비결) 에 대한 기사가 SF Weekly 에 올라왔습니다.  무려 커버스토리를 장식하며 대대적으로 실린 이 기사는 내용이 아주 자극적인데, 간략하게 줄여보면 '징가의 모토는 악랄해져라 (Do Evil)' 라는 겁니다. 


기사 속 전 직원들의 말에 따르면 징가의 현 사장 마크 핀커스는 직원들과의 회의에서  '내가 원하는 것은 그 잘난 혁신이 아니다.' 라던가 '당신들이 경쟁자들 보다 똑똑하다 생각치 않는다. 우리 게임의 사용자 수가 경쟁작들을 앞설때까지 우선 배껴라. ' 와 같은 말로 경쟁 게임들의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배끼도록 강요했고, 실제 그렇게 탄생한 징가의 모방작들은 징가가 선점한 마켓 파워를 활용해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들이 말하는 징가의 사장 마크 핀커스는 오직 돈을 창출할 수단적 게임 이상의 본질적인 게임 디자인에 염증을 가지고 있으며 좋은 게임 이란 것에 전혀 무관심하다고 합니다. 전임 수석 개발자 중 한명은 징가의 직원들이 구글의 기업 모토로 잘 알려진 'Don't be Evil' 에 빗대어 '징가의 모토는 악랄해져라 (Do Evil) 야' 라는 농담 반 진담 반의 우스갯소리를 자주 한다고 하는데요. 기사에 따르면 징가는 위와 같은 전 직원들과의 인터뷰 내용에 대한 공식 인터뷰 요청을 거부했다고 합니다.


(좌) 팜 빌 , (우) 팜 타운


징가의 '배껴라' 개발의 예로는 팜 빌과 팜 타운의 유사함, 카페 월드와 레스토랑 시티의 유사함 등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요. 사실 기사의 근거가 되는 전 직원들과의 인터뷰 내용이 얼마나 신뢰성이 있는가의 여부는 미지수입니다만, 그간 징가의 게임들은 대표작인 팜빌을 포함해 많은 게임들이 이전부터 이와 비슷한 측면에서 비판을 받아온 것이 사실입니다. 전혀 새롭지 않고 수많은 징가의 게임들끼리마저 매우 흡사한 게임들의 연속 출시.. 대충 이런 면들이죠. 게다가 징가를 통해 서비스되던 또 하나의 대표작 마피아 워는 또다른 소셜 게임 개발사 디지털 초콜렛으로부터 상표권에 대한 소송이 걸린 상태입니다.


기사가 전달하려는 징가의 악랄한 속성이 사실이라면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겠지만,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징가가 향후 얼마간 큰 피해를 입을 여지는 거의 없다고 봐야할 겁니다. 이미 징가는 다른 소셜 게임 업체들이 대결하기엔 너무 커버렸고, 자신들의 파워를 확고히 하기 위한 투자로 더욱 강한 파워를 가지게 될 겁니다. 징가가 정말 그리도 악랄하다면 그들이 추구했던 자본의 힘을 보다 확실히 써먹겠죠. 실례로 다수의 중소 소셜 게임 업체들은 징가, 플레이피쉬 (EA), 플레이돔 (디즈니) 과 같은 대형 소셜 게임 업체에 대항하기 반연합을 결성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징가나 플레이돔과 같은 업체들을 상대로 한 '광고비 대결' 을 도저히 이길 수 없어 그들의 게임을 알릴 방도가 전혀 없는 막막한 상황 때문이라고 하네요.


(상) 카페 월드 , (하) 레스토랑 시티


혹시라도 '배끼기' 행위에 대한 소송과 징가의 패배라도 이뤄진다면 현재 징가의 독보적인 위치는 크게 흔들릴 여지가 있습니다만, 징가가 타개발사의 개발 단계 기획서를 빼내기라도 한 것이 아닌 이상 이런 시나리오는 생각하기 힘듭니다. 소셜 게임 뿐 아니라 모든 게임, 아니 모든 산업 제품군이 성공한 제품을 벤치마킹하며 유사 제품들을 쏟아내는 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흔히 봐왔던 일이기도 하고 명백한 특허권이 등록되어 있지 않은 이상 법적인 대응이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게 가능했다면 이미 수많은 법적 소송이 진행되고 있었을 테구요.


징가의 배끼기 논란은 어쩌면 특별한 기반없이 너무나도 갑자기 폭발적으로 성장해버린 소셜 네트워크 게임 시장의 태생적 한계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점차적인 성장이 이뤄졌다면 다양한 개발사의 게임들이 함께 성장했겠지만, 소셜 네트워크 게임 시장은 그렇지 못했고 폭발적인 성장이 가져온 무질서함 속에 일부의 개발사에게만 성장의 혜택이 돌아가게 된거죠. 징가의 성공은 그런 시장의 속성을 너무나도 '악랄하게' 잘 이용한 사례일지도 모릅니다.


  1. DDing 2010/09/11 08:5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커지기 전 문제가 터졌다면 모를까 지금은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는 수준이겠죠.
    사실 소셜 게임 업계 전반이 서로 베끼기를 하고 있으니 소송이 가능할 것 같지도 않구요.
    1등 기업은 어딜가나 독한 법인가 봅니다. ^^

  2. Leviathan 2010/09/11 12:4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런 케이스는 특허법보다는 디자인이나 영업비밀 문제에 가까워 보입니다. 그러니까 게임 유지 및 게임 디자인, 노하우 같은 것들은 배낀 것이 과연 영업 비밀 침해의 문제인가 싶은데...문제는 영업비밀 침해에 관한 제도가 실상 '원고와 피고 두명이서 알아서 합의하세요'라는 의미의 좀 구속력이 약한 제도라서 소송이 걸려도 징가 쪽에서는 큰 타격이 없을 겁니다.

    물론 위에서 말한 이야기들이 사실이라면, 징가가 법적 제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야겠지만 법학분야는 이런 쪽에 대해서 이론이나 제도가 미비하기 때문에 별 문제없이 지나갈거 같습니다. 뭐, 법학의 큰 구멍인 것이죠.

    • 기드 2010/09/12 02:09  address  modify / delete

      말씀대로 법정분쟁까지 가기엔 상당히 애매한 사항입니다. 시장이 성숙하면 그나마 서로 발전적 자극을 주며 성장할 수 있을텐데, SNG 시장은 우선 선점하고 보려는 태도로 아직 성숙했다고 보기엔 이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