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페이블 3, 선악이 공존하는 선택의 게임
페이블 3 는 전작으로부터 50여년의 시간이 지난 알비온 왕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전작에서 세계를 구하고 알비온 왕국을
건립했던 영웅은 치세를 펼쳤으며, 그 뒤를 이은 장남 로건 역시 초기까진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펼쳤지요. 허나 2대왕 로건은
언젠가부터 공포정치를 일삼으며 백성을 착취하기 시작했고, 이에 백성들은 물론 왕국 주요 인사들의 불신을 얻게 됩니다. 유저는 이런 악덕정치를 일삼는 현 알비온의 왕 로건의 동생이자 전 영웅의 자식으로써 이를 지켜보다 자신의 형제와 대립하게 될 결정적 계기를 맞이하고, 도탄에 빠진 알비온의 혁명을 성공시킬 자신의 동료들을 모집하기 위해 성을 떠나게 됩니다. 혁명을 일으키고자 하는 유저는 시나리오상 단순한 왕족이 아닌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 영웅의 운명을 타고난 캐릭터입니다. 유저에게 혁명을 처음 제안하는 아버지의 옛 동료 뿐 아니라 새로운 세계를 선보이는 예언자 등은 혁명의 당위성과 그 주체가 왜 유저가 되야만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타고난 영웅이라는 운명에 기대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타고난 영웅이란 설정은 RPG 게임 (특히 일본의) 에서 자주 사용되는 설정이죠.
길드 인장은 전세대의 영웅인 아버지가 남긴 영웅의 상징으로 캐릭터 성장의 근간을 이룹니다. 유저는 전투나 퀘스트 완수, NPC 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얻는 길드 인장을 통해 영웅만이 진입할 수 있는 지배의 길에서 무기의 업그레이드, 새로운 마법,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동작 등의 봉인을 선택 해제할 수 있습니다. 길드 인장이 통합 누적 경험치이며 경험치를 사용해 선택적인 캐릭터 성장을 이룬다고 보시면 됩니다. 캐릭터의 레벨은 없지만 캐릭터가 사용할 무기나 직업 능력에는 레벨이 있으며, 그런 레벨을 길드 인장 (통합 경험치)를 소비해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라 보시면 됩니다. 예외적으로 영웅에게 전수되는 기본 무기 외의 전설 무기들은 사용빈도에 따라 업그레이드 되는 형태를 가집니다.
서약으로 뭉치는 혁명 세력 | 퀘스트 관리 기능을 제공하는 미니맵 |
유저는 성을 빠져나와 처음 당도하는 마을부터 몇개의 마을을 거쳐가며 자신의 혁명에 참가할 주요 인사들을 만나고 이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 로건의 폭정으로부터 알비온을 구할 혁명을 완수해야 하며, 왕관을 쓴 이후엔 알비온의 발전과 생존을 위한 여러가지 정책 결정을 해야 합니다. 혁명 준비를 위한 준비 과정에서 이뤄지는 설득은 방법을 막론한 길드 인장의 확보 뿐 아니라 주요 전투의 승리 등으로 이뤄지며 유저의 가장 든든한 동료를 통해 이야기의 전개가 이뤄집니다. 설득 과정 속의 전투와 퀘스트 등을 통해 유저는 자연스럽게 성장해 나가고, 로건의 폭정 이상으로 알비온을 위협하는 존재와 조우하기도 하며, 최종적으로 혁명 후 통치에 대한 서약을 기반으로 규합된 혁명 세력이 모두 갖춰진 뒤엔 알비온 성으로 진격해 로건으로부터 왕위를 빼앗아 알비온의 새로운 통치자로 거듭나게 되지요. 페이블 3 의 플레이는 크게 로건을 무찌르기 위한 혁명기, 왕국의 위험에 대비하는 1년간의 준비 기간, 위험을 넘긴 후의 유저 자유 플레이기 의 3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페이블 3 게임 플레이의 핵심 키워드는 '선택'입니다. 유저는 플레이 중 다양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데, 이 선택의 결과는 기본적으로는 캐릭터의 성향과 외형을 변화시키기도 하며 가까이로는 유저와 교류를 맺는 NPC 와의 관계가 결정하게 되고 멀게는 알비온 통치자로써의 정책 선택이 알비온의 모습을 바꿔버리기도 합니다. 주로 양자 택일의 형식을 이루는 선택으로 유저는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백성들에게 친근한 친구같은 통치자가 될 수도 있고, 로건 이상의 악덕정치를 통해 외면받으며 공포의 대상이기도 한 통치자가 될 수도 있지요. 페이블 3 는 이런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선택의 기로에서 유저가 원하는 선택지를 선택 할 때 한번의 버튼 클릭으로 간단히 결정하지 못하도록 몇초간 선택지를 계속 누른 후에야 선택이 완료되게 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수의 보기나 양자 택일의 경우 뿐 아니라 상자를 연다거나 서약을 하는 단일 선택지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유저가 행동에 대한 신중함을 느끼도록 강요하고 있는 편입니다. 거추장스러운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선택의 결정에 유저의 감성을 주입하려는 의도는 어느정도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선한 통치자가 될 것인가, 악한 통치자가 될 것인가
다만 페이블 3 의 선택의 결과 반영은 미흡합니다. 마을 주민과의 직접적인 관계에 있어 마을 주민과 친하게 지내면 선물 세례를 해오고, 주민을 핍박하면 유저와의 만남에서 고개를 떨구는 등 의 관계 묘사가 이뤄지고 주인공의 외모도 성향에 따라 환한 얼굴을 가지거나 어두운 얼굴을 가지는 등 좁은 범위에서는 매우 직관적인 반영이 이뤄지지만, 스토리의 흐름에 있어선 아무리 악한 행동을 일삼으며 플레이하더라도 '왕국의 미래를 짊어질 선의의 혁명가' 컨셉이 변하질 않습니다. 주변 인물이 주인공을 태도도 그러하고, 스토리 전개 상 반드시 거쳐야 할 이벤트 씬에서 주인공의 대사에도 별 영향이 없습니다.
선악의 구분이 차후 유저 플레이에 가장 영향을 미치게되는 선택은 혁명 성공 후 왕국의 재정과 연관되는 정책 결정에서 가장 두드러집니다. 선한 선택은 재정을 파탄에 이르게하고, 악한 선택은 왕국 금고를 넘치게 해주지요. 통치자에 오르고 1년 뒤에 닥쳐올 왕국의 위험을 평탄하게 극복하기 위해선 막대한 돈을 필요로 하기에 재정은 통치자로써의 유저 플레이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악한 선택은 돈이 들어오고 선한 선택은 그만큼 유저가 별도의 노력으로 돈을 메꿔야 하는데, 이 때의 선택에 따른 유저 플레이 패턴의 변화라고는 쉽다/어렵다 정도의 구분 밖에 없습니다. 악한 선택을 했다면 돈이 들어오는 대신 시나리오 퀘스트의 난이도가 어려워진다거나 선한 선택을 했을 때 다양하면서도 흥미로운 추가 퀘스트가 제공되는 것도 아니고, 서약을 지키느냐 마느냐에 따른 계약관계자들의 저항도 전무한, 단지 돈이 들어오느냐 나가느냐의 차이밖에 없다는 겁니다.
유저의 선택은 이 아름다운 자연을 | 이렇듯 투박한 개발지로 바꿀 수도 있다 |
비록 유저의 선택에 따라 알비온의 모습이 변해가고, 시민들이 유저를 대하는 반응이 달라진다거나 유저의 겉모습이 바뀌긴하지만, 페이블 3 는 선택의 결과를 통해 실 플레이 방향의 다양성을 제공하지 못합니다. 이는 선악 성향의 선택에서 유저가 기대할 수 있는 성향에 따른 차별화되면서도 성향이 복합적으로 얽힌 플레이 경험을 제한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이야깁니다. 선택이 유저의 플레이를 결정한다는 이상과는 다소 동떨어진 모습이죠.
페이블 3 의 전투 시스템은 매우 직관적이면서도 액션성에 기반한 재미를 유저에게 제공합니다. 검, 총, 마법으로 이뤄진 주인공의 무기는 각 무기에 할당된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전투에 활용되며, 연타를 동작의 기본으로 하되 길게 눌러다 떼는 것으로 공격의 강약을 조절합니다. 매우 간단한 조작법입니다만, 연타와 상황에 따라 다양한 동작들이 연출되고, 적을 무찌를 때 퍼지는 인장의 에너지 조각 효과나 간혹가다 나타나는 슬로우 모션 효과는 시각적으로 유저의 쾌감을 높여줍니다. 각 무기의 업그레이드는 앞서 언급했듯 인장의 소모를 통해 이뤄지고, 검을 주로 사용하면 캐릭터의 덩치가 좋아지고 마법을 주로 사용하면 몸에 신비한 문신이 새겨지는 등의 변화가 생기기도 합니다. 다수의 적을 상대로하는 전투가 주를 이루는만큼 범위 공격이 가능한 마법이 큰 효과를 나타내며, 마법의 두 특성을 혼합한 특수 마법을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이 특이사항입니다. 또한 특별한 보스가 있기는 하되 전투에서의 존재감이 부각되지 않을 정도로 페이블 3 의 전투는 매우 쉽습니다.
불과 얼음 속성을 혼합한 화려한 특수 마법 효과 | 유저의 쾌감을 높여주는 슬로우 모션 연출 |
메인 시나리오의 전개나 몇몇 서브 퀘스트들은 유저의 흥미를 돋궈주기에 충분한 이야기를 제공합니다. 로건의 폭정으로 인한 분노를 일으키게끔 해주는 에피소드의 연출이나 알비온을 위협하는 새로운 세력과의 두려움을 동반한 조우 과정 등은 메인 시나리오의 흥미를 충분히 유발해주며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연극의 주인공이 되어 연극을 새로 써내려가거나 마법사들의 게임 속으로 들어가 게임 속 게임 캐릭터가 되는 몇몇 서브 퀘스트들은 부가적인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성향이 시나리오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지만 선택이라는 게임의 핵심 요소가 시나리오에 추가적으로 미치는 과정의 흥미적 요소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뒤틀어진 자본주의 이념에 충실한 리버란 캐릭터가 역설하는 각종 상황에 대한 해석 또한 유저에게 시니컬한 웃음을 주기에 충분한 요소이기도 하구요.
유저의 흥미를 이어주는 메인 시나리오의 재미
페이블 3 의 인터페이스는 게임을 보다 쉽게 즐기기 위한 환경을 제공해주기는 하지만, 불편함을 동반한 이중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페이블 3 는 유저가 진행할 모든 퀘스트의 목적지를 미니맵을 통해 이동할 수 있고 지역내 세부 이동 동선까지 금빛 점선으로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으며, 애완견은 유저의 위치 변동에 따라 주변의 보물 상자를 탐색해주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미니맵 호출이 바로 가능한 것이 아닌 한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것과 다수의 퀘스트 관련 정보를 일목정연하게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으며, 미니맵을 통한 유저의 부동산 관리 역시 모든 부동산을 개별적으로 관리 메뉴에 접근해야 하는 불편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1년간의 정책 결정 기간은 시간의 흐름을 유저가 명확히 인지하기 힘들도록 진행되어 얼떨결에 승부의 날을 맞이하게끔 만드는 불친절함을 보이기도 합니다.
주민을 폭탄 방귀로 괴롭히기도 하고 | 혁명을 이룬 여왕, 알고보니 다크사이드 |
페이블 3 는 비록 이상적 모습에 다가가지는 못했지만, 게임의 플레이 자체는 즐거우며 특히 쉽고 간결한 플레이 덕분에 RPG 장르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는 라이트 유저들에게 특히 크게 어필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헤비 유저들 역시 플레이 자체는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이라 보입니다만, 주민과의 다양한 소통을 통한 관계 형성이나 선택에 따른 선악 성향의 변화, 부동산 운영을 통한 재벌의 실현 등 워낙 게임이 표현하고자 한 요소들이 큰 기대에 부풀어오르게끔 하는 게임인지라 이에 반하는 실망감이 크게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페이블 시리즈가 1편부터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한 과제이기도 하지요.
당신은 위대한 지도자로써 알비온 을 위협으로부터 구할 수 있을 것인가?
장 르 : 액션 RPG
개발사 : 라이온헤드 스튜디오
유통사 : MS
플랫폼 : XBOX360, PC
발매일 : 2010. 10. 26. (국내 동일)
공식 홈페이지 : http://lionhead.com/Fable/FableIII/
평가 :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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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드님의 리뷰를 보니 제가 페이블2에서 느꼈떤 것과 많은 부분이 비슷하네요..
전체적으로 생각보다 큰 발전은 없었던 것 같군요.
결국 그냥 그럭저럭 할만한 게임이란 것인가.ㅠ.ㅠ
그럭저럭.. 보다는 좀 더 낫다고 보심이.. ㅎㅎ
전작들을 직접 해보진 못했지만
전반적인 평판에 비춰볼때 느끼신 것과 비슷하긴 할껍니다.
이제 1회차 겨우 끝냈네요. 저도 왕이 된 이후의 선택에서 뭔가 다른 걸 기대했는데
그 점이 참 아쉽네요. 절대 악으로 다시 플레이를 해야 하나 고민입니다. ^^
절대 악이 진정한 머시기가 된다죠.. ㅋㅋㅋ
이번에도 몰리뉴의 결국 뻥카로 끝났군요-_-
이번작은 유달리 특유의 언론 플레이는 좀 자제댔으니
뻥카라고 몰아세울 정도는 아닐지도.. ㅡㅡa
페이블 꼭 한 번 해보고 싶네요^^
확실히 이번작은 한다고 해놓고 못한건 없긴하죠-_-;
다만 분명 산업화 시대 과학의 시대라 마을에서 마법을 쓰면 마을 주민들이 공포에 떨거라고 했던거 같은데; 1,2탄 때 처럼 보고 좋아하더군요-_-;;;
이런 기초적인 설정이 어긋나는걸 봐서는 피터 몰리뉴는 그냥 간판만하고 제작에 관여 안하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더군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