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오브 듀티 : 블랙 옵스 vs 메달 오브 아너 티어 1


2010/11/28 07:35
콜 오브 듀티와 메달 오브 아너는 밀리터리 FPS 장르의 대표적인 양대 산맥입니다. 물론 레인보우 시리즈나 오퍼레이션 플래시포인트, 브라더 인 암즈 등 약간 한물간(?) 프렌차이즈들도 떠올릴 수도 있고, 카운터 스트라이크와 배틀 필드 같은 게임을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만, 싱글플레이와 멀티플레이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선도해온 밀리터리 FPS 게임은 콜 오브 듀티와 메달 오브 아너 정도를 꼽을 수 있을 겁니다. 비록 두 프렌차이즈 모두 초기 싱글플레이의 인기와 완성도를 토대로 했더라도 말이죠.

밀리터리 FPS 의 트렌드를 바꿔버린 콜 오브 듀티 4


두 프렌차이즈는 지난 2007년 모던 워페어와 에어본이 맞붙어 판매량으로 보나 평가적으로 보나 모던 워페어가 압승을 거뒀습니다. 이 맞대결에서 완패를 당한 메달 오브 아너는 이후 후속작을 내지 못한체 한동안 잠수를 타야하는 비운의 시기를 맞이했고 올해 와서야 3년만에 후속작을 내며 시리즈의 재건을 슬로건으로 내세웠습니다. 메달 오브 아너의 잠수기는 콜 오브 듀티와의 경쟁 패배 자체를 전적인 원인이라 꼽을 수는 없습니다만, 에어본의 실패는 에어본 자체의 결함에 대비되는 모던 워페어의 출중함에 의해 두 프렌차이즈의 성공과 실패가 극명하게 나뉘었기에 메달 오브 아너의 단점들이 더욱 크게 부각되었고 결국 잠수기에 접어들었습니다.

3년만에 다시 맞붙은 두 프렌차이즈는 각 프렌차이즈의 유통사 액티비젼과 EA가 당장의 재대결을 포함한 향후 양사의 대결을 염두해둔 거친 언론플레이를 주고 받으며 게임 외적으로 유저들의 흥미를 돋구기도 했는데요. 올 겨울 발매된 콜 오브 듀티 : 블랙 옵스와 메달 오브 아너 티어 1 에디션 두 게임의 모습은 어떤 차이점을 가지고 있었고 장단점은 어떻게 되는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죠.

시나리오

블랙 옵스는 냉전 시대, 티어 1 에디션은 2000년대 초반 아프간 전쟁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모던 워페어가 현대전으로 넘어오며 콜 오브 듀티 프렌차이즈를 급부상 시킨 후 메달 오브 아너가 그 현대전 흐름에 편승한 것이 티어 1 에디션이지만 올해의 맞대결에선 시대적 배경이 다소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블랙 옵스는 매우 타이트하고 거침없으면서도 가상 음모론을 결합한 스릴러적 전개를 통해 유저들의 흥미를 돋궈주고 있다면, 티어 1 에디션은 아프간에서 활약 중인 실존 특수 부대를 모델로 삼고 그들의 실제 임무를 기반으로 재구성한 미션을 제공하며 실존 특수부대의 활약상에 초점을 맞춰 유저의 흥미를 돋구고 있습니다.

실존 특수 부대를 모델로 한다는 측면에서 기대감을 증폭시켰던 티어 1 에디션


이들의 주 타겟이 될 미국의 유저들이라면 두 소재 모두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오겠지만, 타국 유저들에겐 애국심에 좀 더 초점이 맞춰진 티어 1 에디션보단 잘 알려진 과거 역사 관계를 재구성한 스릴러가 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입니다. 블랙 옵스가 설정한 냉정 상황이나 케네디의 등장만 보더라도 애국심이 배제된 소재라 할 순 없겠지만, 실제 게임의 시나리오 전개 양상을 보면 블랙 옵스가 강약을 조절하며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면, 티어 1 에디션의 전개는 그저 무던하고 조국을 지키는 특수 부대의 기상과 헌신을 노골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는 편입니다. 티어 1 에디션은 타국 유저에겐 별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 그들만을 위한 전형적 애국심 고취 게임이랄까요.

게임 플레이 및 연출

유저의 게임 플레이면에서 두 게임은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블랙 옵스는 다양한 상황 설정과 체험을 짧지만 강하게 연속적으로 나열시키고 있는 것에 반해 티어 1 에디션은 다양한 상황 설정과 체험을 매 상황의 깊은 체험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덕분에 블랙 옵스는 정신없는 것 같으면서도 빠르고 화려하게 유저의 재미를 이끌어낸다면 티어 1 에디션은 좀 더 사실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재미를 추구하되 다소 덜 화려하고 지루한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게임의 상반된 플레이 구성은 유저의 취향에 따라 다르게 반응을 보이겠지만 좀 더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게임의 재미로 따진다면 블랙 옵스가 더 앞서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얄궂게도 두 게임 모두에게 연출적인 면에서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게임은 콜 오브 듀티의 모던 워페어 시리즈입니다. 슬 로우 타임 타겟팅이나 현란한 카메라 워크 등은 모두 지난 모던 워페어 시리즈의 장점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는데, 아무래도 짧지만 강렬한 상황을 연속적으로 나열한 블랙 옵스가 좀 더 화려한 연출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각 상황을 분리해놓고 따로 보더라도 티어 1 에디션의 연출이 좀 더 밋밋한 편이구요. 또한 블랙 옵스가 전세계를 이동하며 다양한 무대를 제공하고 있는 것에 반해 설원과 황토색으로 일관된 무대를 제공하는 티어 1 에디션이 공간적으로 지루한 느낌이 더합니다.

플레이의 재미는 분명 블랙 옵스가 앞선다


두 게임 모두 각 시리즈에서 최초로 슬라이딩 엄폐 동작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티어 1 에디션이 개발 발표나 발매일이 더 빠르므로 블랙 옵스에 영향을 미쳤다고 예상할 수도 있지만 이를 단정짓기엔 무리수가 있는 편인데요. 슬라이딩 엄폐의 조작성과 활용성은 티어 1 에디션이 훨씬 잘 돼있고, 티어 1 에디션이 슬라이딩 엄폐 외의 빼꼼샷 동작을 더 지원하고 있어 캐릭터 동작의 구현 면에선 더 낫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블랙 옵스는 관측 모드와 실 교전 모드를 혼합한 새로운 형태의 미션을 제공하고 있어 연출적인 발전을 꾀하고 있습니다.

그래픽과 사운드

두 게임 모두 최신 게임 다운 훌륭한 그래픽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만, 시각적으로나 같은 XBOX360 환경의 퀄리티적으로나 블랙 옵스가 좀 더 낫습니다. 블랙 옵스는 투박하면서 거친 느낌이 강한 반면 티어 1 에디션은 매끄러운 느낌이 강한데, 모던 워페어와 같은 그래픽 느낌은 오히려 티어 1 에디션에서 더 강하게 나고 있습니다.

티어 1 에디션의 최대 강점은 현장감 넘치는 사운드


사운드면에서는 티어 1 에디션이 다소 우세합니다. 총성을 비롯한 효과음의 현장감 전달 퀄리티에 있어선 압도적이며 배경 음악의 좋고 나쁨이라기보단 배경 음악이 게임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역할적 측면에서도 티어 1 에디션이 좀 더 유효합니다. 블랙 옵스는 매우 현란한 전개를 보이며 그에 맞게 배경 음악도 다양하고 빠르게 교체되는 반면 티어 1 에디션은 플레이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배경 음악의 치고 빠지는 타이밍이 기가 막힙니다. 유일하게 블랙 옵스가 사운드 측면에서 앞서는 것은 화려한 캐스팅을 통해 얻은 음성 연기 정도인데, 게리 올드만이 선보인 레즈노프의 음성 연기는 정말 일품입니다.

매니아성

게임이 전달하는 재미와 흥미 요소를 약간 배제하고 매니아적 요소를 파고 들어보면 티어 1 에디션이 블랙 옵스보다 매력적입니다. 게임 플레이 부분에서 언급했던 두 게임의 차이를 다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만, 미션 구성의 사실감 측면에서 티어 1 에디션이 앞섭니다. 공중 지원을 예로 들어보면 블랙 옵스는 요격과 전진 교전의 텀이 매우 간략하면서도 빠르게 두 과정을 혼합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 티어 1 에디션은 요격의 연속으로 확실한 요격 지점 완전 제거를 목표로 하고 있어 보다 사실적으로 느껴지는 군사 작전의 구성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하드코어 밀리터리 매니아들에겐 오히려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 입니다.

우려에도 불구 멋진 게임으로 발매 된 블랙 옵스


또한 밀리터리 매니아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총기의 고증 면에서도 티어 1 에디션이 압도적으로 우세합니다. 티어 1 에디션은 총기의 디테일한 시각적 표현 뿐 아니라 총성의 구현까지 매우 신경을 써서 실제 그 효과를 두드러지게 보여주고 있는 반면, 블랙 옵스는 등장하는 총기의 존재 자체가 시대적으로 문제가 있는 측면을 포함하고 있어 매니아들에게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결의 희비

두 게임 모두 자세한 게임 리뷰를 블로그에 포스팅한 바 있으며 리뷰를 통해 제가 내린 각 게임의 평가는 블랙 옵스 A-, 티어 1 에디션 B 입니다. 게임 미디어들의 리뷰 평가 평균치인 메타크리틱 점수상으로도 블랙 옵스 88, 티어 1 에디션 75 를 기록하며 블랙 옵스가 앞서고 있어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상으로 블랙 옵스가 티어 1 보다 더 잘 빠져나왔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판매량에 있어서 두 게임의 차이는 더 확연히 벌어집니다. 티어 1 에디션은 발매 2주간 2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블랙 옵스는 발매 첫날에만 700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시리즈 전작 모던 워페어 2 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이는 게임 자체가 블랙 옵스가 더 매력적이었다는 측면이 적용되기는 했지만 프렌차이즈의 지명도와 신뢰도 측면에서 콜 오브 듀티가 메달 오브 아너의 잠수기 사이에 누구도 넘보기 힘든 확고한 금자탑을 세웠기 때문입니다.


올해의 신작만으로 따지고보면 평가적으로나 매출적으로나 블랙 옵스의 콜 오브 듀티가 티어 1 에디션의 메달 오브 아너를 압도적으로 무찔렀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블랙 옵스가 모던 워페어 시리즈의 인피니티 워드 붕괴로 상대적 불안요소를 끼고 발매되었음에도 게임이 잘 빠져나와 우려를 해소함과 동시에 기대를 충족시켜준 모습을 보여줬고, 티어 1 에디션은 시리즈의 재건을 내세우며 의욕적이고 높은 기대를 끼고 발매되었던 것에 비해 다소 무난하고 실망적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반면 프렌차이즈 전체적으로 따지고보면 콜 오브 듀티는 블랙 옵스가 모던 워페어를 웃도는 판매고를 보여주고 있다곤 해도 사실상 현상유지나 다름없는 것에 반해 메달 오브 아너는 티어 1 에디션으로 분위기 반환점의 역할은 충분히 이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콜 오브 듀티라는 프렌차이즈가 워낙 무지막지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메달 오브 아너의 성과가 초라하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티어 1 에디션의 판매 성과도 모든 게임에 비춰보면 그리 만만한 성과가 아닙니다. 처절하게 망가졌던 전작에 비하면 오히려 성공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죠.

비록 블랙 옵스가 올해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곤 하나 아직까지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불안요소가 완전히 해소되었다고 할 수 없고 여전히 중대한 불안 요소를 안고 있지만, 메달 오브 아너는 기대만큼은 아니어도 최소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물론 두 프렌차이즈의 대결이 미래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알 수 없고 어쩌면 맥빠진 승부 결과가 나올지도 모를 일입니다만, 올해의 대결 양상을 놓고 봤을때, 향후 두 프렌차이즈의 대결이 더욱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느껴지네요.

  1. DDing 2010/11/28 09:2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메달 시리즈는 이제 다시 시작이라고 봐도 좋겠죠.
    좋은 터닝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콜옵은 이제 정점을 살짝 지난 건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

    • 기드 2010/12/01 01:32  address  modify / delete

      인피니티 워드가 콜 오드 듀티의 정점 상태에서 모던 워페어 시리즈 만큼은 최소한 마무리 지어줬으면 했는데, 많이 아쉽습니다.

  2. 오스칼&앙드레 2010/11/28 17:0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 이런 이야기를 보면 해보고 싶은데 왜 FPS류에는 손이 안갈까요.ㅠ.ㅠ
    전 그냥 화끈한 액션이 좋아요. 요즘은.

  3. 아젠장 2010/12/05 22:2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어떤것살죠

  4. 메달 2011/01/26 23:4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초창기 메달을 1.2 콜옵 1.2 등을 플레이 했을때가 그리워 지네요 오히려 지금은 1.2차 배경으로 다시 되돌아갔으면 하는 마음이 생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