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워페어 3 멀티플레이 트레일러의 굴욕 해프닝
2011/09/03 10:51
올 하반기 게임 팬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가 두개의 대작 타이틀, 액티비젼의 콜 오브 듀티 : 모던 워페어 3 와 EA 의 배틀필드 3 가 벌이는 격돌입니다. 아직까지 온라인 게임 시장은 RPG 대세 분위기가 짙지만 패키지 게임 시장은 FPS 가 시장을 제패한지 오래이고 그런 FPS 의 두 대작 타이틀이 연말 게임 시장에서 맞붙으니 볼만한 구경꺼리가 아닐 수 없죠. 내막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패키지로 발매되는 FPS 게임들의 주된 용도가 멀티플레이라 온라인 게임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니 굳이 온라인 전용 타이틀이 나올 필요성이 약하기도 합니다. 국내야 워낙 온라인 게임 위주로 시장이 편성되어 있으니 특별한 예외 케이스랄까요.
결과는 뚜껑이 열려봐야 명확해지긴 하겠지만, 적어도 트레일러나 각종 기사등의 사전 정보들을 기반으로 유추해보면 적어도 게임성 측면에선 배틀필드 3 의 압승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게임 정보 습득에 적극적인 유저들의 반응도 배틀필드 3 에 절대적 신뢰를 내비추고 있구요. 남은 의문은 배틀필드 3 가 흥행면에서 괴물과도 같은 인지도를 가진 콜 오브 듀티 프랜차이즈의 모던 워페어 3 에 얼마나 대항할 것인가 정도 입니다. 메달 오브 아너 프랜차이즈를 격파하고 모던 워페어 시리즈에 들어서면서 엔터테인먼트 제품 판매량의 역사를 다시 쓴 바 있는 콜 오브 듀티로썬 발매전 이같은 분위기만으로도 일종의 굴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제 이같은 굴욕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는 해프닝이 발생했습니다.
액티비젼은 어제부로 모던 워페어 3 의 새로운 멀티플레이 트레일러를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는데요. 문제의 해프닝은 새롭게 공개된 이 트레일러가 어느순간 게시자 액티비젼에 의해 은근슬쩍 사라졌다 오늘 새벽부로 다시 은근슬쩍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강적 배틀필드 3 의 등장으로 발매전 홍보를 철두철미하게 해도 모자랄 판에 새로운 멀티플레이 트레일러를 액티비젼이 스스로 감췄다가 다시 내보낸 이유에 대해 유저들 사이에서 이런저런 말이 많습니다. 특히 트레일러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이 심하게 냉담했기에 (비추천 수가 추천 수보다 많음)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액티비젼이 영상을 급하게 내렸었다는 주장이 유저들 사이에 설득력을 얻었는데요. 모던 워페어 3 정도의 높은 인지도의 타이틀 트레일러가 비추천이 더 많다는 것은 확실히 흔한 일이 아니죠.
모던 워페어 3 멀티플레이 트레일러를 본 유저들의 반응은 '변한게 없다' 와 '영상이 지루하다' , '모던 워페어 3 가 고작 이정도냐?' 와 같은 악평이 주를 이루는데요. 약 4분 가량의 분량을 가진 이 영상은 한명의 캐릭터가 마치 람보와 같은 컨셉으로 역전, 시가지 등의 전장을 종횡무진 돌격하며 몇몇 멀티플레이 요소를 곁다리(?)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유저들의 지적과 같이 이 트레일러만 봐서는 전작 모던 워페어 2 와 모던 워페어 3 의 멀티플레이 차이를 가늠할 수 없고, 무엇보다 영상을 멋지게 보이기 위해 슬로우 모션을 과하게 남용하며 알아서 비껴가는 총알을 뒤로하며 돌격하는 한명의 병사를 돋보이게 하는데 치중하고 있어 트레일러 연출력 자체의 저급함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하려면 제대로 하던가.. 어설퍼도 너무 어설프다는거죠.
게임을 돋보이게 해야 할 트레일러가 그 구실은 못하고 오히려 욕만 먹고 있으니 액티비젼이 빠르게 영상을 내렸다는 주장이 분명 일리는 있습니다. 허나 몇시간 후 다시 액티비젼 공식 유튜브 공식 채널에 올라왔으니 그런 유저들의 예상을 전적으로 받아들이기 무리이긴 마찬가지. 원래 이 멀티플레이 트레일러는 북미 현지 시각 2일부로 열리는 콜 오브 듀티 XP 행사 개최와 함께 공개될 예정이었습니다. 고로 액티비젼의 입장에선 트레일러 공개 예정 시간의 착오를 감안해 영상을 내렸다 다시 올린 것이라 볼 수도 있죠. 정확한 이유야 액티비젼만 알겠지만 대외적으로는 그런 액티비젼의 입장으로 설명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봐야할 겁니다. 이렇건 저렇건 액티비젼 스스로 자초한 일이며 유쾌한 해프닝은 아닐겁니다. (문제의 트레일러가 액티비젼 채널에서 사라지긴 했었지만 유저에 의해 비공식적으로 유튜브에 재업로드 되기도 했었고 여러 게임 매체를 통해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콜 오브 듀티 프랜차이즈 파워를 등에 업고 있는 만큼 모던 워페어 3 가 높은 판매고를 올릴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그런 파워를 지닌 타이틀이기에 트레일러가 잠깐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이런 해프닝이 이슈로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것이기도 하구요. 허나 쌈박한 대적자 배틀필드 3 의 존재감 때문에 발매전 분위기가 갈수록 안좋아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죠. 모던 워페어 3 는 시리즈의 신화를 이룩한 인피니티 워드가 삐걱거린 뒤 슬랫지해머와 레이븐 소프트의 긴급 지원이 이뤄진 여러모로 불안요소가 많은 타이틀인데, 이번 트레일러 해프닝은 어쨌든 그런 불안한 분위기를 은근히 가중시키기에 충분한 사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껄적지근한 해프닝은 의례 부정적 입소문이 퍼지게 마련이니까요. (현재 보고 계신 이 글도 마찬가지)
트레일러 완성도가 팬들 충성도 테스트 하는 수준이더군요. '봐라, 난 이렇게 쓰래기 같은 트레일러를 만들었다. 그럼에도 너희는 살거지 이 호구놈들앜ㅋㅋㅋㅋㅋ'
...물론 이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후에 베필3 트레일러도 나오면서 진짜 맥락이 위의 의미로 변질되어버렸더군요(.....)
진짜 지루한 트레일러였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