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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넷 2.0 이 와우 진영 대립에 미칠 악영향?

2009/08/28 12:00
2 Comments
스타크래프트 2 를 기점으로 블리자드가 새롭게 선보일 배틀넷 2.0 이 지난 블리즈컨 2009 를 통해 실체화된 모습으로 공개됐었죠. 배틀넷 2.0 은 스타크래프트 2 뿐 아니라 블리자드의 모든 게임들이 하나의 계정으로 통하고 블리자드의 타 게임 유저와도 커뮤니티 연동이 가능한 통합 플랫폼이니 비단 스타크래프트 2 뿐 아니라 현재 서비스 중의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 3,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역시 당연히 영향을 받을 겁니다.


호드와 얼라이언스간의 갈등을 잘 보여주고 있는 울두아르 트레일러

반면 와우는 배경이 되는 세계관의 영향으로 유저들이 종족은 다르더라도 크게 얼라이언스와 호드라는 진영들에 속하며 스토리상 이 두 진영은 서로간의 갈등과 대립을 이루는 상황입니다. 이 세계관은 게임 시스템에도 적용되어 각 진영의 유저들은 게임 내에서 상대 진영의 유저를 일반 필드에서 공격해 죽일 수도 있고, 양 진영의 전투를 위한 '전장' 이 따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서로 간의 언어를 알아볼 수 없도록 필터링되고 있는 상황이죠. 말 그대로 얼라이언스와 호드는 아제로스 전체를 위협하는 공동의 적은 있으나 서로간에도 절대 동맹이라 부를 수 없는 원수 관계이며 와우의 내부 시스템 역시 유저들에게 이를 부추기며 유저들은 이에 호응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의 와우 스토리상 서로간 동맹의 필요성이 높아짐에도 서로간의 갈등은 점점 더 깊어져가고 있죠)

그렇다면 배틀넷 2.0 이 이같은 와우의 진영 대립에 미칠 영향은? 바로 타 유저와의 커뮤니티 기능입니다. 앞서 밝혔듯이 와우는 현재 타 진영 유저간의 소통이 될 수 없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기껏해야 '/인사' 나 '/춤' 같은 소셜 매크로로 간단한 의사 표현은 가능하지만 이 역시 두 진영 유저간 대립의 고름 속에 겉으로 보이는 사전적 의미의 뜻 이상으로 도발을 위한 동작으로 활용되기도 하니 사실상 커뮤니티는 막혀있다고 봐야겠죠. 하지만 배틀넷 2.0 이 지원하는 배틀넷 계정 유저간의 커뮤니티 기능은 이같이 고의적으로 막혀있는 타 진영 유저와의 커뮤니티 장벽을 허무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제껏 와우가 잘 유지해온 세계관을 위한 시스템이 한순간에 위협받는 것이죠. 내가 알렉스트라자 서버의 호드 유저라서 와우 시스템상으로는 알렉스트라자 서버의 얼라이언스 유저와 대화할 수는 없지만 배틀넷 시스템 상으로 친구 등록을 통해 알렉스트라자 서버의 유저와 대화가 가능해지는 창구가 열립니다.

과연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대립에 유저들은 얼마나 호응하고 있는가? 이는 유저에 따라 각양 각색의 모습을 띕니다. 단순히는 근처 자신의 진영 유저가 많은데 지나가는 상대 진영 유저가 보일 때 재미삼아 다구리치는 것 정도를 들 수 있겠고 진영 대립에 무관심하거나 그 자체를 피곤하다고 느끼는 유저들은 상대 진영이 보이면 서로 눈치를 보며 도망치는 수준이기도 합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상당히 적극적으로 진영 대립 구조에 동참하는 유저들인데, 이들은 공대를 구성해 정기적으로 상대 진영의 도시와 영웅을 공격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아예 터를 잡고 상대 진영의 유저만 공격하고 다니는 유저들도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중요한 것은 진영 대립이라는 구조 자체는 와우를 접하는 유저들에게 크게 각인되어 있으며, 유저의 와우라는 가상 세계 체험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와우 관련 커뮤니티들에서 자주 일어나는 호드 유저와 얼라이언스 유저간의 무의미한 논쟁들이나 블리자드가 트위터에서 행하는 '호드의 깃발이 올랐다! 호드의 용사들이여 동참하라!' 와 같은 트윗으로 유저들에게 리플을 유도하고 실제 유저들이 '호드를 위하여!' 라는 댓글 러쉬로 동참하고 있다는 점에서 쉽게 체감할 수 있습니다.

링크 : 쌍또끼님의 와우 카툰 - 호드와 얼라이언스. 그들이 만났을 때.

리니지 이야기를 잠시 끌어오면, 혈맹간의 공성전에 앞서 상대 혈맹의 교란을 위해 자기 혈맹의 인원 한명을 상대 혈맹이 기거하는 PC방에 장기간 (전 3개월이라 들었습니다만) 투숙시켜 놓은 뒤 중요한 공성전이 시작됨과 동시에 PC 방 전원을 내리고 튀었다. 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뭐 사실 여부는 모르겠습니다만 중요한건 유저들이 자신의 진영에 가지는 소속감이 이정도로 강할 수 있다는 점. 물론 리니지는 게임 내 아이템과 게임머니의 현거래 유통 시장이 광활했었고 공성전은 이 유통 시장의 이익을 좌우하는 중요 요소이니 그럴수도 있다는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만 와우 역시 자의적이면서도 인위적인 유저들의 소속감과 적대감은 이에 비할 수 있으며 진영간의 침공을 위해 누가 스파이짓을 했느니 안했느니, '저 놈 스파이다' 와 같은 게임 내 논쟁이 일어나고 있고 실제 같은 커뮤니티 교란을 위해 막힌 동계정 동서버 양진영 캐릭터 생성이 막힌 제한을 피해 상대 진영 유저를 교란하기 위한 속임수 계정 사용이 있어 왔습니다. 배틀넷 2.0 의 커뮤니티 기능은 이런 매우 적극적인 진영 대립의 교란 수단을 보다 손쉽게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것입니다.

단, 우려되는 진영 대립 시스템에 끼칠 악영향이 현재의 와우에 크게 미칠 것 같진 않습니다. 우선 서로간에 친구 등록이 된 유저끼리만 소통이 가능한 점은 스치는 대다수의 유저간의 소통이 불가능하고, 현재의 와우가 오랜 시간 지속되어온 덕에 각 서버는 일종의 사회를 이루고 있어 한 캐릭터가 적극적이고 표면화된 스파이 짓을 하면 '스파이' 라는 낙인이 찍히고 이 낙인으로 인해 해당 서버 사회에서 신뢰를 잃게 됩니다. 저레벨 캐릭터야 애초에 신뢰도라는게 없으니 매번 한두번의 스파이짓을 위해 고레벨 캐릭터를 육성하거나 유료 캐릭터 변경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은 남는 장사가 아니죠. 물론 단순히 정보를 상대 진영에게 유출시키기만 하는 소극적 스파이 짓에 대해서는 우려되는 바가 있습니다만, 이는 동시 접속 상대 진영 유저에게는 메시지 전달이 안되는 등의 간단한 제약으로 막을 수도 있고, 유저들 스스로 그런 용도로 배틀넷 커뮤니티 기능을 사용하지 않길 바라는 (혹은 그렇게 쓰던 말던 별 신경이 안쓰이는) 자체 정화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긴 블리자드는 캐릭터 성별 변환 서비스를 넘어 곧 캐릭터의 상대 진영으로의 변환 유료 서비스도 시행할 방침이어서 지금까지 길게 이야기해온 와우 진영 대립 구도의 철저한 유지에 대한 위기 의식이 별로 없어보이긴 합니다. 마치 '할테면 해봐라, 제 풀에 지칠테니..' 뭐 이른 느낌이랄까.

여기서 느껴지는  와우의 진영 대립 시스템의 장점은 실제 게임 플레이에는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진영 대립 시스템이건만 정작 이로 인한 유저 개인간의 싸움이나 유저 다수간의 싸움이나 게임 내 사회의 경제에 영향을 끼치지 않게 디자인되었다는 점입니다. 비록 상대의 불행을 초래할지언정 자신에게는 어떤 물질적 이익을 주질 않는다는 것이죠. (일부 일일퀘스트의 보상이 있다곤 하지만 이는 극히 미비하고 효율도 낮음) 명점이 올라간다고는 하나 필드쟁으로 명점 올릴 시간에 전장에 참여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고.. 참 묘하게 자극적이면서 매력적인 진영 대립 시스템을 만들어놓은 것 같습니다. 리니지의 롱런이 게임 자체의 재미를 넘어 비대해진 현거래 시장의 영향을 받았다는 결과를 놓고보면 기업의 이익에 직결되고 이는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영악하지 못한 시스템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요. (현재까지의 변화된 트렌드의 결과로 볼 때 그렇다고 볼 수도 없지만..)

마지막으로 현재의 와우는 그렇다치더라도 앞으로 블리자드가 선보일 또다른 MMORPG 게임에서 진영 대립이 또다시 구현된다면 배틀넷 2.0 의 유저간 커뮤니티 기능을 충분히 고려해서 시스템을 디자인 해야 할겁니다. 지금까지 지속되어 온 와우의 세계와 새롭게 정착해갈 가상 세계는 엄연한 차이가 있으니까요.

처음 의도했던 것과 달리 꽤 장문의 글이 돼버렸습니다. 단순히 해외 와우 싸이트의 배틀넷 2.0 커뮤니티 기능이 와우의 진영간 커뮤니티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간단한 내용을 보고 '어라, 그러고보니 그렇네?' 라는 간단한 글을 적으려 했는데.. 이건 뭐.. 우스갯소리로 '와우 진영 대립과 배틀넷 커뮤니티로 논문이라도 쓸 기세' 가 되버렸네요. 당연히 시글 내용의 퀄리티가 논문이라고 하기엔 정리도 잘 안되고 조잡한, 말 그대로 개인적인 긴 잡담일 뿐이지만 말이죠.

기드 게임/이야기

배틀넷, 블리자드, 온라인 게임, 와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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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 Icon
    키쵸
    2009/09/19 11:30
    Reply | Edit

    기드님 잘 보고 갑니다. 개인적으로는 "개인적으로는 아예 터를 잡고 상대 진영의 유저만 공격하고 다니는 유저" 였던 지라... 진영 변경 서비스가 조금 아쉽습니다.
    물론 이야기 하신 것처럼 그리 큰 변화는 아니겠지만요.

    좋은 글 많이 부탁 드립니다 :)

  2. Blog Icon
    기드
    2009/09/19 13:08
    Reply | Edit

    말씀 감사합니다. ^^
    헌데 터잡고 공격하는 유저셨다니..
    제가 아주 이를 가는 스타일이셨네요. ㅋㅋ
    전 그저 빨리 일일퀘 끝내고 레이드 출근하는 유저였던지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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