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 요가학원, 여배우들의 착한 몸매만 남은 영화

영화 2009/09/03 16:11
대학시절 요가 수업을 한학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다이어트 운동으로 완전 자리매김한 요가의 효과에 대한 기대보다는 하루라도 학교에 안나가보려고 시간표를 짜맞추다보니 그렇게 되버렸었죠. 요가 수업의 기억 은 대충 예상은 했지만 정말 여학생밖에 없었다는 (2x명 중 남자 3명..) 민망함과 익숙해진 후의 즐거움 (...), 그리고 엄청나게 힘든 요가 동작들이었습니다. 쨌든 대학시절의 몇 되지않는 기억남는 수업 중 하나죠. 영화 요가학원은 왠지 그랬던 요가 수업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입니다. 여감독 주도하에 8명의 여배우들로 대부분이 체워지는 스크린 속 장면들과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마저 20명이 체 안되는 조촐한 관객 수 그리고 2명을 제외하고 대부분을 차지했던 여성 관객 수까지..


요가학원은 여름을 타겟으로 한 공포 영화입니다만 8월 20일이라는 좀 이해가 안가는 날짜에 개봉했는데요. 주인공 효정 (유진) 을 중심으로 각기 다른 삶을 살아왔지만 미를 갈망하는 5명의 여성들이 비밀리에 전해지는 절대 미를 전수해 준다는 한 비밀스런 요가학원에 모이면서 본격적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1주일간의 폐관 수련에 들어가는 5명의 여성들은 수련 중 내외부적 요인으로 자신만의 굴레에 빠지면서 무너져가게 되고, 이 과정이 이 영화의 공포 요소로 활용됩니다. 이성을 완전 상실한체 탐욕만을 추구하는 모습과 그 결과물. 한순간의 갑자기 번뜩이며 나타나는 환각, 요가학원이 자체적으로 가지는 주술적 모습등이 바로 그것이죠. 화면의 색체가 다소 진하면서도 어두워서 분위기 자체는 예쁘면서 무서운 느낌이 제법 살아있습니다. 각종 특수 효과나 소품들도 전혀 어색한 감이 없어 일단 영화의 무대는 볼만하게 꾸며져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하지만 정작 이 영화의 내용은 정작 여주인공들의 비명지르고 무너져내리는 모습들을 보는 이의 공감을 유도하지는 못합니다. 5명의 여성들이 절대미를 갈망하게 된 자신만의 배경을 설명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배경들이 워낙 단편적 단서들만 제시하고 있으며 (10분 가량의 영화 도입부를 차지한 주인공 유진마저도) 그 과정 속 캐릭터들의 아픔과 분노가 느껴지지 않을 뿐더러 이제 슬슬 각 캐릭터성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나보다.. 하면 그 캐릭터는 슝~ 하고 사라집니다. 이는 여성들을 화면에서 없애버리는 외부적 요인이며 영화의 최종 공포 매개체로 제시되는 주술과 그 주술의 밑바탕 이야기도 마찬가지여서 한마디로 영화 전체적 이야기가 그저 뜬금없을 뿐입니다. 게다가 영화는 자신이 공포 영화라는 티를 내고 싶었는지 뜬금없는 연출로 마무리하고 있죠. 가장 기초적인 공포 이야기를 하자면 어느 산속의 음산한 폐가가 무서운 이유는 그 자체로도 무섭기도 하겠지만 그 바탕에 폐가라는 매개체가 가진 수많은 배경 이야기들의 정보를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으며 의식하기 때문입니다.

허나 요가학원이란 영화는 폐가만 있을 뿐 그 폐가의 배경 이야기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있다고 쳐봐야 '여기는 조선시대 초에 봅슬레이를 타다 불의의 사고로 죽은 사람의 원혼이 깃든 폐가야.' 라는 식의 뜬금없는 이야기라고 할까요. 이는 영화의 잘 꾸며진 무대가 현장감을 위해 꾸며지고 활용된 무대가 아닌 보여지는 것에 치중되고 활용되는 연출 덕분에 이야기가 허술한 면과 맞물려 더더욱 영화가 별로 공포스럽지 못한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만 좋았다면 이런 연출 특성 덕분에 공포적 측면이 배가되었을 수도 있겠지만요. 이야기의 허술함은 공포의 허술함을 조성할 뿐 아니라 '미를 위해 모인 여성들' 이라는 소재에 대해 은근히 기대하게 만드는 사회적 메시지에 대한 기대감도 여지없이 무너뜨립니다. 쉽게 말해 그냥 아무것도 없습니다.


억지로 영화가 의미를 가진다고 우겨볼만한 요소들은 우선 각종 요가 동작들로 훔쳐볼 수 있는 여성 배우들의 참한 몸매와 잘 알려지지 않은 다수의 여성 배우들의 얼굴을 알 수 있었던 신고식의 장이라는 것, SES 출신의 전직 아이돌 유진이 연기자로 나갈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을 보았다는 것 정도랄까요. 사실 전 박한별을 보러 간거였습니다만 아쉽게도 박한별은 존재감도 없었고 비주얼 적으로 어필할만한 씬도 없었던 (..) 반면, 유진은 주인공이라는 이점이 작용했겠지만 화면과 내용에서의 존재감이 있었다고 할까요. 이는 유진이 연기를 참 잘 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아이돌 가수의 생명을 끝내고 연기자로 전업한 연예인에게 기대했던 것에 비해 괜찮았고 앞으로 가능성이 있어보인다.. 라는 정도의 개인적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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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가학원', 여배우만 많으면 공포되나? Trackback from 영화리뷰전문 무비조이 2009/09/03 17:05

    공포영화 <요가학원>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작품은 유진, 차수연, 박한별, 조은지 등 대중들에게 인지도 있는 여배우들이 출연하여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따라서 영화가 어느 정도 완성도만 갖춘다면 대중들과 함께 호흡하기에 부족함 없는 공포영화가 될 수 있었다. 공포영화 특성상 장르영화의 충실한 구조를 가지고 관객들에게 섬뜩한 두려움을 전해줄 수 있다면

  • ㅇㅇ 2009/09/03 19:18 ADDR 수정/삭제 답글

    이 영화에 김하늘이 나오나용?;

    • 기드 2009/09/03 20:01 수정/삭제

      아아 박한별입니다. 죄송.. 수정해야겠네요.
      영화 재미없다는 생각에만 몰두하다가 이런이런 ;;

  • 츠키노우 2009/09/03 19:36 ADDR 수정/삭제 답글

    김하늘이 아니라 박한별 보러가신거 아니예요?ㅋㅋ
    그리고 유진은 이미 예전에 드라마 활동으로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았었던
    검증된 연기자였답니다.^^ 원래 연기 잘해요.
    암튼 예쁜 언니들 빼면 남는게 없었던 영화! 요가쌤이 젤 예뻤어용.^^

    • 기드 2009/09/03 20:04 수정/삭제

      넵. 박한별이 맞습니다. ㅠㅠ;
      아.. 유진 검증된 수준의 연기자였나요.
      몇몇 작품을 한건 아는데 해당 작품을 직접 본 적이 없던지라.. ;;
      저도 나오면서 요가쌤의 후반부 변신이 젤 이뻤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 pennpenn 2009/09/03 20:12 ADDR 수정/삭제 답글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사라졌습니다.
    ㅎ ㅎ ㅎ

    • 기드 2009/09/05 02:12 수정/삭제

      뭔가 ㄷㄷㄷ 하군요..;;

  • adios 2009/09/04 11:12 ADDR 수정/삭제 답글

    누군가 배우들 몸매 빼곤 볼게 없더라 이런말을 한사람도 있더군요 ㅋㅋ

    • 기드 2009/09/05 02:12 수정/삭제

      네 제 말도 딱 그말입니다. ㅎㅎ

  • Leviathan 2009/09/11 03:22 ADDR 수정/삭제 답글

    군대에서 외박나온 친구가 이를 호러 영화가 아닌 개그 영화로 알고 있더군요(.....)

    사실 예고편에서부터 뭔가 망작의 기운이 물씬 났습니다;

    • 기드 2009/09/11 10:44 수정/삭제

      아아 전 그 예고편에 낚인 1人 이랍니다. ㅠㅠ